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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정보 내놔라" 협박…도 넘은 강압 수사

<8뉴스>

<앵커>

현직 경찰관이 시민에게 범죄 정보를 제공하라며 협박하는 전화 통화 내용을 SBS가 입수했습니다. 올 초에 성과주의가 도입되면서 경찰이 실적 욕심에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임찬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8월 절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뒤 불구속 입건됐던 20살 A 씨.

A 씨는 한 달 뒤부터 자신을 조사했던 형사로부터 걸려오는 전화에 시달려야했습니다.

조사 받을 당시 범죄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전화였습니다.

[담당 형사 : (네가) 자꾸 나한테 사기를 칠 것 같으면 나도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해줘야지. 우리는 지옥까지 따라가. 우리는 죽어서 땅속에 묻혀 있으면 파서 확인해 봐야 직성이 풀리거든.]

A 씨가 곧 입대한다고 하자 또 다른 협박이 이어졌습니다.

[담당 형사 : 그래서 너 진짜로 군대 가서 어느 부대에 배속돼 있다, 그러면 내가 너 군대 영창에 집어 넣어 줄게.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

협박 전화는 6차례나 이어졌고 A 씨는 이를 피해 친척집을 전전했다고 말합니다.

[A 씨/협박 피해자 : 계속 전화가 와서 저는 대인기피증이 생겼고, 집으로 찾아올까 겁나서 친척 집에 가있고, 친구들도 안 만났어요. 친구들 통해 잡아갈까봐요.]

담당 형사는 취재진에게 A 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순간적으로 목소리를 높인 것은 사실이지만, 협박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선 경찰관들은 실적 만능 주의의 폐해라고 지적합니다. 

올해 초 성과주의가 도입돼 실적 위주로 개인이나 팀을 평가하다보니 강압 수사를 하거나 구속 영장 신청을 남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강희락 경찰청장까지 나서 강압 수사 자제를 지시할 정도입니다. 

성과주의에 쫒겨 잇따라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는 경찰은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보호하는 본래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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