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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역 최고령 국악인 '아흔다섯의 노래'

<8뉴스>

<앵커>

올해 95살의 현역 최고령 국악인이 시조 음반을 냈습니다. 오늘(19일) 주말인터뷰에선 구순을 넘긴 노인의 음성이라고 믿기 어려운 활력으로 남다른 국악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김성수'옹을 만났습니다.

남상석 기자입니다.

<기자>

즉석에서 시조 한 수를 청하자 나오는 맑은 목소리와 긴 호흡은 95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음반 녹음 작업때도 15곡을 한자리에서 부를 만큼 체력도 여느 젊은이 못지 않습니다.

[김성수(95)/국악인 : 단전호흡을 하기 때문에 폐활량이 좋아요. 또 혈액순환이 좋아져. 그러니까 음식 소화가 잘돼. 이 세가지만 보더라도 이보다 더 좋은 보약이 지금 사실 없어요.]

김 옹의 귀를 사로잡은 우리 소리는 7살때 유성기를 통해 들은 민요, 그 속에 담긴 단소 소리였습니다.

[김성수(95)/국악인 : 소리도 잘하지만 단소가 더 좋구나. 그 청아하고 그 맑고 애절한 곡이 넘어가는데 기가 막히게 좋아요.]

엄격한 한학자인 아버지의 눈을 피해 독학으로 단소를 배운 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월급의 태반을 바쳐 경기민요를 배웠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 석암 정경태 선생에게서 5년간 시조창을 전수받고 이후 백여 명의 제자를 키워냈습니다.

그는 제자들에게 단순한 노래 기술뿐 아니라 예술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강조합니다.

[김성수(95)/국악인 : 예술이라는 것은 아시다시피 물질과 결부시키면 그것이 예술이 썩어요. 지금은 전부가 돈 벌려고 하는 예술이지. 원기 예술의 생명을 살리려는 예술은 아니예요.]

혼신을 다해 부른 15곡의 시조가 담긴 생애 첫 음반을 냈지만 만족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합니다.

[김성수(95)/국악인 : 예술이라고 하는 것은 끝도 없고 한도 없는 거야. 아무리 잘했다 하더라도 그 이상 또 잘할 수 가 있는거고, 또 그보다 또 잘할 수가 있는 것이 예술 아니겠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몸속 혈관을 타고 흐르는 우리 소리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그는 시조처럼 간결하고 단아한 삶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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