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논문 '중복게재' 의혹…"그대로 옮겨"

<8뉴스>

<앵커>

정운찬 총리 후보자가 교수 시절 쓴 논문 가운데 일부가 여러 학술지에 중복 게재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똑같은 내용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은채 9 페이지나 그대로 옮긴 사례도 있습니다.

유희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행정학회가 지난 2001년에 펴낸 논문집입니다.

'내가 본 한국경제'라는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논문이 실려있습니다.

그러나 이 논문은 3년전인 1998년 서울대 경제연구소 경제 논집에 실린 정 후보자의 논문 'IMF와 한국경제'와 절반 이상이 똑같습니다. 

좌측은 '내가 본 한국경제' 우측이 'IMF와 한국경제' 논문입니다.

형광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토씨까지 꼭 같습니다.

이렇게 겹치는 부분이 전체 18 쪽 가운데 9쪽이나 되지만 출처나 인용 표시도 없습니다.

[양영철/행정학회 연구위원회 위원장 : 그 당시 담당했던 교수들과 연구윤리위 심의를 거쳐 공식적인 의견을 보내도록 하겠다.]

98년 논문은 2001년 발행된 다른 학술지에도 4페이지 이상 중복게재됐고, 결론도 동일합니다. 

학술단체총연합회의 연구 윤리 지침은 비록 본인의 논문이라도 출처를 명시하지 않은채 다른 논문에 다시 쓰는 것은 중복게재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정 후보자 측은 "논문 주제가 비슷한 만큼 일부 유사한 내용이 있을 것" 이라며 "다양한 경로로 경제위기 해법을 제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2000년에 쓴 우리 말 논문을 영역해 1년 뒤 다른 학술지에 2중 게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도덕성 문제가 인사 청문회 쟁점의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