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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 품에 안긴 채 '동교동'으로의 마지막 귀가

<8뉴스>

<앵커>

영결식을 마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운구행렬은, 47년의 정치 역정과 추억이 깃든, 서울 동교동 사저에 들렀습니다. 손자의 품에 안긴 영정 속 김 전 대통령은 사저 곳곳을 돌아보고 마지막 작별을 고했습니다.

김요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성가대의 합창 속에 손자 종대 씨의 품에 안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정이 동교동 사저로 향했습니다.

이희호 여사와 가족들도 영정을 뒤따랐습니다.

지난달 13일, 병세가 악화돼 동교동 사저를 떠난 지 41일 만입니다.

모여드는 새를 위해 모이를 뿌려놓았던 정원을 거쳐 이희호 여사와 차를 마시던 응접실로 들어섰습니다.

두 내외가 머물던 침실, 함께 앉아 이야기 하기를 좋아해 침대 곁에 나란히 놓았던 의자가 마지막으로 주인을 맞습니다.

시간만 나면 책을 펴들던 서재에는 갑작스런 입원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2주간의 일정표와 연설문이 시간이 멈춰진듯 놓여있습니다.

지난 4월 부인과 함께 찾은 하의도, 초등학교 후배들과 함께 활짝 웃던 사진이 영정 속 김 전 대통령을 마주했습니다.

서재 한 편의 빈 간이침대엔 일주일에 3번 4시간씩 투석을 받았던 김 전 대통령의 힘들었던 투병생활이 베어있습니다.

사저를 둘러본 영정은 고인이 쓴 원고와 손때묻은 서적, 그리고 각종 자료가 보관된 사저 옆 김대중 도서관을 둘러봤습니다.

영정이 동네를 떠날 무렵엔 이희호 여사의 편지를 가사로 한 안숙선 명창의 추도창이 고인을 배웅했습니다.

정든 이웃어른을 떠나보내는 주민들도 슬픔에 잠겼습니다.

[박병선/30년 단골 세탁소 주인 : 이렇게 가시는 것 보니까 말을 잇지 못하겠고, 그동안 인연이 있는데 안타깝다.]

47년 정치 역정과 일상의 추억을 뒤로한 채 동교동 사저를 떠나는 영정속 김 전 대통령은 인자한 미소로 작별을 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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