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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의 동지 가슴에 묻고 홀로된 이희호 여사

<8뉴스>

<앵커>

김 전 대통령의 아내이자 친구, 또 동지였던 이희호 여사는 인생의 동반자를 영원히 가슴에 묻었습니다. 인동초를 꽃피게 만든 이 여사의 헌신적인 삶이 재조명되면서 그 슬픔이 국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정호선 기자입니다.

<기자>

47년을 함께 한 남편을 떠나보내는 오늘(23일), 영원한 이별이 차마 믿기지 않는 듯 이희호 여사는 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운명이었던 반쪽을 잃은 황망함에, 이 여사는 부축없이 걸음걸이를 뗄수 없을만큼 쇠약해졌습니다.

작별 편지에서 무한히 사랑하고 존경했다고 말한 '너무 쓰리고 아픈 김 전 대통령의 고난의 생'은 이 여사 자신의 삶이기도 했습니다.

유복하게 자란 엘리트 여성은 '꿈이 큰 남자의 밑거름이 되겠다'며 눈물과 상처의 세월을 자청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옥고를 치를 때는 옥바라지로, 미국 망명과 가택 연금등 탄압을 받을 때는 동지로, 야당 총재나 대통령 영부인 시절에는 조언자로 정치 역정을 함께 했습니다.

풍파가 끊이지 않았지만 힘든 내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이희호 여사/지난 97년 : 남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었어요. 단 한 번도 바가지를 긁은 적이 없어요.]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일기에서 "내가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바로 아내와의 헤어짐이 너무도 아쉽고 슬프기 때문일 것"이라며 "둘이 건강하게 오래살도록 매일 같이 기도한다"고 이 여사에 대한 애틋함을 표했습니다.

그런 기도와 바램을 저버리고 김 전 대통령은 먼저 떠났습니다.

하지만 동교동 자택 앞 나란히 걸었던 부부의 문패처럼 이희호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동행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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