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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좌절, 도전과 영광…'인동초의 삶' 지다

<8뉴스>

<앵커>

김대중 전 대통령은 파란만장했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고난과 좌절, 도전과 영광이 어우러진 삶을 살았습니다.

인동초에 비유되는 김 전 대통령의 일생을 심영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24년 전남 목포 앞바다의 조그만 섬 하의도에서 태어났습니다.

1954년 3대 총선을 시작으로 세번이나 낙선의 고배를 마신 끝에 61년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지만 5.16 쿠데타로 의원 선서조차 못하는 불운을 겪게 됩니다.

1963년 6대 총선때 처음으로 국회에 진출한 뒤 1970년, '40대대 기수론'을 앞세워 숙명의 라이벌 김영삼 전 대통령을 누르고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7대 대선에서는 46%의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고도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90만 표 차로 패배했습니다.

이때부터 고난의 정치 역정이 시작됐습니다.

71년 5월에는 지방 유세 도중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지팡이를 짚게 됐고, 유신 반대운동을 벌이던 73년 8월에는 일본 도쿄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됐다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1973년 납치사건 당시 : 폭력으로 제압당하고 마취제를 써서 의식을 잃게해서, 자동차에 강제로 실려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1980년 이른바 '서울의 봄'이 찾아왔지만, 그에겐 더욱 엄혹한 탄압이 가해졌습니다.

[1980년 광주항쟁 관련 연설 : 우리는 무엇보다도 이 시간에 민주정부 수립에 총매진해야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입니다.]

광주 민주화항쟁을 주도했다며 신군부가 내란음모혐의로 사형을 선고하면서 또 한 번 생사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나라 안팎의 구명운동으로 사형집행을 피한 김 전 대통령은 82년 12월 미국 망명길에 올랐다가, 3년 뒤인 1985년 2월 총선을 앞두고 귀국해 신민당 돌풍을 일으키며 재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1987년과 92년 두 차례의 대선 재도전에서 잇달아 실패하면서 쓸쓸히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영국 유학길에 오릅니다.

[1992년 정계은퇴 선언 : 40년의 파란 많았던 정치생활이 사실상 종말을 고한다고 생각하니…]

하지만 3년 뒤인 1995년에 귀국해 새 정치 국민회의를 창당하고, 외환위기를 극복할 준비된 대통령임을 내세워 마침내 1997년 15대 대선에서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이뤄냈습니다.

[1998년 대통령 취임선서 :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 할 것을 국민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김 전 대통령은 IMF 환란을 조기에 극복하면서 침몰 위기의 한국경제를 구원해냈지만, 임기말 세 아들의 잇딴 비리 의혹과 구속으로 도덕성에 상처를 입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다섯 차례의 체포와 6년의 투옥, 군사정권의 모진 박해를 이겨낸 인동초,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난과 영광이 교차하는 86년의 삶을 통해 한국 현대사에 큰 자취를 남기고 떠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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