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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개지 붕괴 예방책 있어도 공사현장서 '외면'

<8뉴스>

<앵커>

오늘(20일)처럼 비가 많이 올 때는, 산이나 땅을 깎아 생긴 절개지가 붕괴하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많습니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공사 현장에서는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장마철에 대비한 수해 긴급점검 시리즈, 임찬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아파트 건설현장입니다.

터 파기 공사로 높이 30미터 가량의 절개지가 생겼습니다.

붕괴사고에 대비해 공사장 곳곳에 토사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계측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공사 현장에 설치된 수동 계측기입니다.

갑작스럽게 붕괴가 일어나면 무용지물이 되기 쉽습니다.

수동계측기는 토사의 움직임을 실시간이 아닌 며칠 단위로 측정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월 경기도 판교의 한 공사 현장에도 수동 계측기가 있었지만, 붕괴사고로 11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구호본/한국건설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수동 계측기는 갑작스런 붕괴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변이가 갑자기 발생하게 되면 피해를 막을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토사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상시 계측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한 대에 1억 원씩 하는 고가장비여서 일부 대형 건설현장에서나 쓰이고 있습니다.

차량이 오가는 도로변 절개지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합니다.

전국의 주요 고속도로와 국도변에 위험 절개지가 4백여 곳이나 되지만 상시 계측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백삼십여 곳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붕괴 사고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위해선 처음부터 정확한 지질조사를 해, 적합한 절개방법을 택해야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지반의 상태까지 확인해 지층구조에 맞는 절개공법을 택한 곳은 전체 절개지 공사현장의 2%에 불과합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 지질 조사가 잘 되어야만 안전한 절개지 시공이 가능한데 대부분의 현장에서 겉핥기 식의, 대충 대충의 조사가 이뤄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절개지가 붕괴될 경우 천재지변으로 분류돼 건설사가 책임을 면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부실공사와 안전불감증을 부추기는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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