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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자가 동료로, 한 학교에 '사제 5대'

<8뉴스>

<앵커>

한 선생님의 제자가 선생님이 되고, 그 제자가 성장해 또 선생님이 되고, 이렇게 사제관계 5대를 이은 선생님들이 모두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주말 인터뷰에서 김정윤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40년 경력의 1대 정창용 선생님부터 제자 강경림 선생님, 3대 한소연, 4대 이수경, 그리고 막내 권현지 선생님까지.

개교한지가 123년이 되면서 학생은 스승이 되고, 또 그 스승은 어느덧 정년을 눈앞에 두게 됐습니다.

[정창용/교장선생님(1대, 62살) : 저도 맨 막내서부터 올라와 가지고 제일 이제 이렇게 5대조 할머니가 된 셈인데.]

자주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아직도 다섯분의 선생님은 5월 스승의 날 언저리가 되면 금새 꿈 많았던 학창시절로 돌아갑니다.

[내 모습도 이렇지만, 우리 교장선생님 사진 볼래? 얼마나 자상하셨는지.. 그렇지?]

[이런 때도 있었다. 퍼머한 건 아니고. 옛날에 그게 유행이었나봐.]

첫 부임 때 이들 모두는 은사 앞에서 기를 펴지 못했던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강경림/선생님(2대, 53살) : 교사로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수업을 들어간다는 그 자체가 너무 송구스러워서 항상 뒷걸음으로 뒤따라가는 그런 그 초년 교사였을 때 생각이 나는데요.]

중년에 접어들어 겉으로는 교사 동료가 됐지만 선생님의 마음 속에 은사는 여전히 선생님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수경/선생님(4대, 41살) : 지금도 그래요. 졸업한 지 뭐 벌써 몇 십년이 지났는데도 학생 때랑 똑같다고 만날 이야기하셔서 저를 착각하게 하시는데, 그렇게 보이시나봐요.]

[권현지/선생님(5대, 29살) : 멘토가 많이 됐죠. 그런 역할 모델도 되고. 이럴 땐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 하고 지도를 해 주셨어요.]

서로 많은 도움을 주지만, 잘못 또한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들은 누구보다 학교에서 조심스럽습니다.

[한소연/선생님(3대, 47살) : 제가 혹시 본을 잘 보였었나? 이런 생각도 들고, 담임 교사 역할할 때 옆에서 이렇게 지켜보면서, 저 선생님한테 배워서 이렇게 하는 거예요 라고 할 때 깜짝깜짝 놀랐어요. 제가 담임할 때 저랬구나.]

교직 40년, 1대인 교장 선생님은 제자 선생님들에게 학교를 맡기고 올 8월 정년퇴임합니다.

[정창용/교장선생님(1대, 62살) : 뿌듯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또 자기 몫을 잘 하고 있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보람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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