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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통술 외길 60년, 국순당 배상면 회장

<8뉴스>

<앵커>

요즘 와인과 사케가 인기라죠. 막상 우리 술은 막걸리의 반짝 인기를 빼면 위축일로입니다. 오늘(9일) 주말 인터뷰에선 평생 우리 술을 만드는데 헌신한 국순당 배상면 회장을 만났습니다.

이주형 기자입니다.

<기자>

인생은 뜻하지 않은 길로 흐르기 일쑤입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삼촌이 양조장을 했어요. 내가 화학과 다닌다고 했더니 삼촌이 자꾸 질문을 하는 거에요. 체면상 질문에 답변을 해야 되는데 그러러면 공부를 해야겠다.]

전통술의 대가인 국순당 배상면 회장도 이렇게 우연히 술의 세계에 뛰어들었습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일반 자시는 소주하고 맛이 다르죠? (예, 많이 다른데요.)]

올해 86세, 그 중 60년을 누룩과 전통술 만드는데 바쳤습니다.

'백세주'라는 공전의 히트작을 내기도 했지만, 지금도 우리 술의 위상은 술시장의 2.3%에 그치는 초라한 모습입니다.

반면, 와인이나 사케를 찾는 한국인들은 점점 늘어갑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참 비통한 생각이에요. 왜, 우리가 무엇이 모자라서 그렇게 되었냐는 거에요.]

그럼 한국은 애초부터 명주가 없었냐.

그렇지 않다는 게 배 회장의 얘기입니다.

1930년대 일제가 펴낸 조선주조사를 보면 이런 통계가 나옵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우리나라 (전통)소주 만드는 데가 2만9천 곳이 있었다 안합니까. 2만9천 곳에서 만들었던 소주 종류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그 중에 세계에 낼 술이 몇 개 있다는 겁니다.]

그러던 게 일제가 집에서 술 빚는 걸 금지하면서 전통주 문화의 뿌리가 잘렸고, 해방 후 6,70년대까지 계속된 각종 규제 속에서 전통주는 부흥의 기회마저 얻지 못했습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회장님 생각하시기에 한국의 대표 술은 뭔가요?) 나는 없다고 봐요. 대표 술 없어. 솔직한 이야기가.]

그 옛날 600종에 이를만큼 다양했던 우리 술을 부활시키려면 지금이라도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과감히 개방해야 된다는 거에요. 각 고장마다 만들어야 된다는 거에요. 천 사람이 만드는 술이 다 다르다는 말입니다. 똑같은 게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면 얼마나 다양한 술이 나오겠느냐는 거에요.]

8년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배 회장의 전통주 탐구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류 연구소를 차려 연구원 6명과 함께 누룩으로 술빚는 걸 연구합니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매일 같이 9시 출근 6시 퇴근입니다.

[배상면/국순당 회장 : 나는 일요일, 토요일이 고민입니다. 가서 책도 못보지, 실험하는 경과도 못 보니까 제일 고민입니다. 죽을 때까지 일하다 죽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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