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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서의 꼼꼼한 다이어리가 '박연차 살생부'"

<8뉴스>

<앵커>

박연차 회장은 여야를 넘나들며 전방위 로비를 벌였지만 입이 무겁기로 소문나서 검찰 수사가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일정과 만난 사람이 낱낱이 적힌 여비서의 수첩에 결국 박연차 리스트가 됐습니다.

보도에 정성엽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경남 지역 재력가인 박연차 회장은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캠프에 7억 원을 건넨 사실이 밝혀지면서,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라는 꼬리표가 붙었습니다.

그러나 2002년 전까지는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어, 박 회장의 인맥은 여야를 넘나듭니다.

그를 아는 정치권 인사들은 화끈한 성격에 돈 씀씀이가 큰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회사 사무실 금고에 현금 수억 원이 항상 쌓여있다는 진술이 나올 정도입니다.

한번 맺은 인연을 쉽게 끊지 않고 입도 무겁기로 소문났습니다.

[박연차/태광실업 회장(지난해 12월 구속 당시) : (리스트 얘기가 나돌던데요.) 그것은 제가 이 자리에서 인지할 사항은 아닙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자신의 일정을 낱낱이 적어 놓은  여비서의 다이어리에 무너졌습니다.

이 다이어리에는 박 회장이 언제, 어디서, 누구와 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셨는지 골프를 쳤는 지가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다이어리 기록과 뭉칫돈이 빠져 나간 시점의 전표, 통화기록 등을 꿰맞춰 구체적인 로비 정황을 파악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여기에다 회사 경영에 참여하는 딸들을  출국금지 등의 조치로 압박하는 방법으로 박 회장의 입을 열었다는 겁니다.

지기 싫어하는 성격 때문인지 일단 진술을 시작하면 대질 상대방을 압도한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살생부 역할을 하고 있는 다이어리의 기록이 구체적이고 방대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수사의 깊이와 폭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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