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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본인확인도 없이…'도용 처방전' 무방비

<8뉴스>

<앵커>

누군가 자신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도용해서 수시로 병원 진료와 약 처방을 받았다면 어떠시겠습니까? 주민번호와 이름만 있으면 본인 여부 확인 없이 진료를 행하는 병원들의 관행이 이런 피해를 부추겼고, 건강보험공단도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조성현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회사원 김 모 씨는 지난해 연말정산 서류를 검토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자신과 아내가 재작년 10월부터 1년 남짓, 가지도 않은 병원과 약국 100여 곳에서 400여 차례나 진료를 받고 약을 지은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김 모 씨/명의도용 피해자 : 정신 병력으로 남는 그런 자료들이었습니다. 거의 다 치료 내용이 향정신성, 우울증이나, 수면장애나...]

병원과 약국 확인 결과, 명의 도용자들은 서너명이 함께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노숙자 차림이었습니다.

이들은 많게는 하루에도 12차례 병원과 약국을 돌며 진료를 받고 약을 타갔습니다.

수면제였지만 향정신성 의약품이었습니다.

[00 약국 약사 : 혼자 먹으면 한 달을 드셔야 하는데, 3일 있다 병원 가서 또 타고, 또 타고 한다는 것은, 적어도 이 사람들이 몇 알씩 먹으면서... 늘 몽롱해요.]

주민등록증을 확인하지 않고 진료를 해주고 처방하는 병원들의 잘못된 관행이 이런 일을 가능케 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과 주민번호 만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지, 동료 직원의 주민번호를 갖고 시내의 의원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남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적자 곧 진료 대기자 명단에 오릅니다.

[00 의원 직원 : (주민증 같은 것 따로 확인 안해요?) 주민번호만 적으시면 건보공단에서 조회가 돼요.]

건강보험공단도 문제입니다.

1년동안 부부 이름으로 50곳의 병원을 돌며 진료를 받고 약을 타갔는데도 전혀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공단이 지출한 돈만 700만 원입니다.

본인 확인도 않고 처방전을 남발하는 병원들과 무책임한 보험공단 때문에 처방이 남발되고 선의의 보험가입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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