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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바뀐 서울 가판대…'겉멋' 뿐인 디자인

<8뉴스>

<앵커>

서울시가 쾌적한 거리를 조성한다며 한곳당 천만 원씩 들여 기존 가판대를 새 디자인으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상인들은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있습니다.

기동취재 박현석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가 지난해 말부터 도입한 새로운 디자인의 거리 판매대입니다.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 선정에 맞춰 내년까지 시내 2천 8백여 가판대를 모두 이런 디자인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그런데 비가 내리자 신형 가판대는 곳곳에 허점을 드러냅니다.

비를 막는 천막의 폭이 판매대의 폭보다 좁아 좌우로 들이치는 비에, 진열된 제품이 그대로 노출됩니다.

깔끔하게 보이기 위해 여닫이 문을 닫으면 모든 것이 가려지도록 디자인된 결과입니다.

비가 들이치자 일부 상인들은 자비를 들여 천막을 지붕위로 올리고 더 넓게 새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붕 처마마저 없애면서 출입문 틈으로 빗물이 새어 들어오기도 합니다.

[나주봉/서울시 가판점 총연합 : 지난해 7월달에 신제품이 나왔을 때 저희가 가서 보고서 비가 들어칠 것이라는 문제점을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이런 제안들을 묵살하고….]

보행인의 통행에 지장을 준다며 외부 진열 공간을 아예 없앤 형태의 가판대도 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진열 공간이 없으면 상품을 팔 수 없다며  직접 선반을 만들어 달았습니다.

[박천남/경희대 미대 겸임교수 : 지나치게 디자인적인 측면을 강조하다 보면 그 기능이라든가, 사용자의 바람이 꼼꼼하게 반영되지 못하는, 그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실용성은 없고 겉멋뿐인 디자인이라는 항의가 빗발치자 서울시는 설치한 지 반년도 안된 960개 가판대 모두에 대해 뒤늦게 하자 보수에 나섰습니다.

[김병환/서울시 가로환경개선담당관 : 근본적으로 거리 시설물에 어떤 비바람의 문제를 다 해결하기에는 한계가있는 것은 운영자들이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가판대는 한 곳당 약 1천만 원씩, 2백 76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실용성을 무시한 서울시의 디자인에 세금은 세금대로 들고, 상인들은 상인대로 불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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