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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밑이 어둡다?'…수사본부 턱밑에 은신처

<8뉴스>

<앵커>

피의자 정 씨는 도주 기간, 수사본부 경찰서에서 불과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쪽방에 숨어 지냈습니다. 도주 자금은 경찰이 제공한 모조지폐로 마련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피의자 정 씨가 어제(28일) 경찰에 붙잡힐 때 머물렀던 7제곱미터 남짓한 쪽방입니다.

어지럽긴 하지만 전기밥솥과 이불 등의 살림살이가 그런대로 다 구비돼 있습니다.

정 씨가 이 쪽방에 숨어든 것은 경찰이 공개 수사로 전환한 2월 18일.

검거망이 좁혀오자 다급하게 은신처를 마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 모 씨/집주인 : 젊은 사람인데 어지간히도 급한가 보다. 갈 데가 없어서 이렇게 급하게 오나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이곳은 양천경찰서에서 차로 불과 20여 분 거리로, 대범하게도 수사본부 턱밑에 은신처를 마련한 것입니다.

월세방에 냉장고와 세탁기, 컴퓨터 등을 새로 들여놓고 은신기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했습니다.

도피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경찰이 대준 꼴이 됐습니다.

[박상융/서울 양천경찰서장 : 모조지폐를 주고 오토바이를 샀는데 이걸 다시 400만 원에 되팔았지 않습니까. 그 400만 원 자금을 갖고서 지금 가전제품도 사고 한 것입니다.]

정 씨는 이 돈으로 수사진행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케이블TV와 인터넷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정 씨는 이렇게 도피 생활의 장기화에 대비했지만 결정적 실수로 쪽방 생활은 열흘만에 끝났습니다.

케이블TV를 신청하면서 이 지역에 살지 않는 친구 이름을 빌려 썼다가 수상히 여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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