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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 입학 63년만에…서울대 최고령 졸업생

<8뉴스>

<앵커>

한국전쟁 때문에 학업을 중단했던 80대 할아버지가 입학한지 63년만에 서울대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손자뻘 학생들과 함께한 이한구 할아버지의 졸업, 테마기획에서 한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졸업생들 사이에 백발이 성성한 이한구 할아버지가 앉아있습니다.

손자뻘 되는 졸업생들의 축하속에 졸업장을 받는 순간, 할어버지는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1946년 문리대에 입학한 이 할아버지는 졸업을 불과 한 학기 앞두고 6·25 전쟁이 터지면서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복학은 엄두도 못 냈습니다.

[이한구(82)/졸업생 : 지금같이 안 그랬어요. 요새 사람들은 취직만하면 어느 정도 여유롭게 사는데 그때는 그렇지가 않았어요.]

60년대 초반에는 무역 사업으로 돈을 모아 독일 유학을 꿈꾸기도 했지만 부하 직원의 실수로 거금을 날리면서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5남매를 뒷바라지하며 한평생을 보낸 뒤 지난해 6월에야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모듭을 다 매듭을 지어야할 때인데, 마지막으로 우리 학교 졸업식을 맞으면서 마지막으로 모든 걸 매듭을 지었으니까 마음이 홀가분하죠.]

불편한 몸을 지팡이에 의지해 등교해도 힘든 줄 몰랐고, 23년 후배인 지도교수와의 수업도 부끄럽기보다는 즐겁기만했습니다.

[임홍배/서울대 독어독문과 교수 : 학업을 계속해서 마치시려는  의지가 남다르셨고요, 대학 다니실 때 읽었던 책들이나 이런 기억들을 아직도 생생하게 가지고 계셨습니다.]

카프카의 생애와 문학이라는 졸업논문도 쓴 이 할아버지에겐 중학생 손자와 초등학생 손녀에게 자랑스런 할아버지로 기억될 수 있어 더욱 기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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