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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보다는 전통…가업 잇는 당찬 젊은이들

<8뉴스>

<앵커>

불황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찾기힘든 우리 2,30대가 처한 현실을 짚어보고, 또 그 대안을 모색해보는 연속 기획보도입니다. 오늘(24일)은 외적인 화려함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찾아서 '가업'을 잇겠다고 나선 젊은이들을 만나봅니다.

조제행 기자입니다.

<기자>

수북히 쌓여 있는 옹기 사이로 물레 돌아가는 소리가 조용히 퍼져나갑니다.

무형문화재 옹기장 김일만 씨와 함께 물레를 돌리는 사람들은 김 씨의 아들들입니다.

올해 34살인 막내 김용호 씨.

옹기 짓는 일이 발전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해 한때 집을 뛰쳐나갔던 아들입니다.

[김용호(35)/막내 : 하면은 진짜 자기 무덤 파는 것하고 똑같은 그런 현실이었어요.]

그러나 전통옹기의 맥을 6대째 잇고 있는 아버지를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났던 형제들이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고 돌아온지 10여 년.

[김용호(35)/막내 : 저희는 이제 축복받은 거 같아요. 지금 시대에서 옹기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마늘까기에 여념이 없는 박현신 씨와 나은 씨 자매.

30살인 현신 씨는 4년전 갓 입사한 안정적인 금융회사를 포기하고, 한살 터울인 나은 씨는 명문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다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두부공장에 합류했습니다.

[박현신(30)/첫째딸 : 처음엔 많이 망설이기도 했는데요, 가족이 우선이라는 생각으로.]

각오는 했지만 사실상 육체 노동인 공장일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박나은(29)/둘째딸 : 집에 가서 옷 갈아 있을 때나 그럴 때 보면 여기저기 멍들고.]

그러나 지금은 토종콩으로 웰빙식품을 만든다는 자부심에 하루하루가 새롭습니다.

[박나은(29)/둘째딸 :모르시는 분들이 보셨을 때는 그냥 부모님이 하는 일이니까 쉽게 하겠거니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자긍심을 가지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서 드리고 싶어요.]

빠르고 쉬운 길을 찾기에 바쁜 요즘 사람들.

그 속에서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가족과 전통의 가치를 선택한 사람들이 당당히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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