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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는' 농업용 면세유

<앵커>

농민들에게 지원돼야 할 농업용 면세유가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새고 있습니다. 관리책임을 진 농협은 본인 확인도 없이 면세유를 내주고 있었습니다.

GTB, 백행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67살 이모 씨는 최근 춘천세무서로부터 황당한 통지서를 한 통 받았습니다.

자신이 농업용 면세유를 쓰고 있기 때문에 유가환급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통지서였습니다.

이 씨는 농사를 짓지 않은지 벌써 10년이 넘었습니다.

당연히 10년 동안 농업용 면세유를 전혀 쓰지 않았습니다.

[이모 씨 : 나는 농협에서 조합원도 아니고 농민도 아니고 손뗐으니까 면세유에 대한 것은 잊어버리고 산 사람인데.]

이 씨에게 농업용 면세유를 지급했다는 농협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이 씨는 지급받은 사실이 없는데도, 농협 전산 기록엔 이 씨가 지난 2003년부터 5년간 7차례에 걸쳐 면세유 7천리터를 지급받은 것으로 명시돼 있습니다.

시중 가격 840만원, 35개 드럼 분량의 농업용 면세유가 어디론가 새나갔습니다.

농협이 있지도 않은 농기계에 대한 면세유를 본인 확인 절차도 없이 내준 셈입니다.

[농협 관계자 : 자체적으로 지금 자료를 다 찾아보고 있거든요. 근데 워낙에 2년 3년된 일이고 저희가 사무실도 옮기고 하다 보니까...]

농업용 면세유를 지원하면서 정작 사용처에 대한 면밀한 실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입니다.

농협이 스스로 농업용 면세유 비리를 자초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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