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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통미봉남? 김일성, 북미 비밀회동 제의

<8뉴스>

<앵커>

지난 1974년,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당시 미국의 포드 대통령에게 '비밀회동'을 제안한 사실이 미국 외교문서를 통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남북관계가 극도로 냉각됐던 시점인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입니다.

<기자>

김일성 주석은 1974년 8월 27일 미국을 방문한 루마니아 대통령 특사를 통해 미국측에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합니다.

1급 비밀문서로 분류돼 있다 최근 공개된 외교문서인 백악관 대화록을 보면 루마니아 차우세스쿠 대통령 특사였던 바실 푼간은 포드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지도부가 미국과의 비밀접촉을 원한다"며 "미국이 만남을 원한다면 돕겠다"고 전합니다.

푼간 특사는 북한측이 왜 비밀접촉을 원하는 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포드 대통령은 "선행되어야할 것들이 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키신저 국무장관이 루마니아 대사를 접촉할 것이라며 제의를 검토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루마니아의 차우세스쿠 대통령은 이듬해 열린 포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김주석이 비밀정상회동을 제안한 1974년 8월 하순은 육영수 여사 저격사망 사건 직후로 남북관계가 극도로 냉각된 시기입니다.

김주석의 제안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실리도 취하고, 한국정부의 날카로운 대응도 무마하기 위한 70년대식 통미봉남 전략이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북미간의 비밀정상회동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고, 김 주석이 원수로 여기던 미국에 왜 먼저 손을 내밀었는지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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