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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들판도 물만 대 놓으면 '철새들의 낙원'

<8뉴스>

<앵커>

람사르 총회 개막은 이제 사흘 남았습니다. 자연 습지의 소중함과 가치를 재조명하는 연속기획. 오늘(25일)은 일본의 논 습지를 가보겠습니다. 추수가 끝난 황량한 들판에도 물을 채우면 겨울철에도 훌륭한 습지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조제행 기자입니다.

<기자>

황금빛 들판 너머로 물 들어찬 늪지대가 보입니다.

일본 동북부 미야기현의 타지리 마을 논은 가부쿠리늪이라는 습지와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습지와 논, 두 공간이 조화를 이룬 타지리 마을엔 가을부터 철새의 낙원으로 바뀝니다.

쇠기러만해도 7만 마리가 넘게 날아와 장관을 이룹니다.

아시아 지역 전체 쇠기러기의 80%나 됩니다.

이곳이 처음부터 겨울철새의 낙원은 아니었습니다.

습지가 40곳 넘게 있었지만 계속 메워져 농지로 만드는 바람에 10년쯤 전엔 완전히 사라질 뻔 했습니다.

낟알 쪼는 철새 따위는 성가신 존재였습니다.

[오오타/관청 직원 : 기러기는 옛날에 해로운 새였기 때문에 정부가 대책을 고심했습니다.]

철새와 습지를 지키면 농사에도 득이 된다고 지역 주민 중심의 환경단체가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쿠레치/일본 환경단체 대표 : 농민들에게 기러기를 쫓아내는 것과 환경에 민감한 기러기가 찾아오도록 하는 것, 어느 쪽이 더 좋은지 생각해보자고 얘길했습니다.]

습지 매립 계획은 중단됐고, 일부 논은 늪으로 돌렸습니다.

나머지 논엔 겨울에도 물을 대서 철새들을 맞아들였습니다.

이처럼 가을 추수를 끝낸 논에 물을 채우면 논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새로운 공간으로 바뀌게 됩니다.

생태계가 유지되는 겨울 무논은 철새들에겐 먹을거리 풍부한 쉼터가 됩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가부쿠리늪과 주변 논'은 지난 2005년에 람사르습지로 등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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