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요즘 들어 정신병원에서 환자들이 탈출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요. 야간에는 병원에 의사나 간호사가 없어서 돌발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입니다.
한지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3일 밤 경북 영덕의 한 병원에서 알코올중독 환자 20명이 집단탈출했습니다.
11명은 다시 붙잡혀 입원조치됐지만 9명은 아직 행방이 묘연합니다.
그제(14일) 밤에는 경기도 안산의 한 정신과의원에 알코올중독 환자 5명이 탈출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환자들은 사실상 병원에 갇힌 상태로 알콜중독 입원 치료를 받는 데 대해 불만을 품어 오다 병원관계자들이 적은 야간에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병원에는 조무사나 보호사가 두, 세 명 정도씩 있었을 뿐, 환자들에게 입원치료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들을 불만을 진정시켜줄 의사와 간호사는 없었습니다.
[남정현/한양대 신경정신과 교수 : 이번 사태의 문제는 영세한 의원급에서 환자들을 잘 돌볼 수 있는 전문가가 휴일이나 야간에는 근무를 안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현행 의료법에는 야간 당직 의료인 수를 입원환자 200명까지는 의사 1명에 간호사 2명을 두도록 돼 있지만, 정신과 병·의원 등은 진료에 지장만 없다면 자체기준을 세울 수 있도록 허용돼 있습니다.
당직 의사를 둘만큼 의사 수가 넉넉지 않은 현실을 감안해서입니다.
이러다 보니 돌발상황이 일어나도 물리적으로 막는데 급급할 뿐 응급조치는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정신의료원 관계자 : 방법이 없다니까 그거는. 예를 들어 환자가 30명이 있는데, 보호사가 10명이면 3대 1씩이에요. 감당할 수 있겠어요? 못하잖아요.]
전문가들은 정신과 환자들은 야간에도 주의 깊게 돌봐야 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당직 체계에 대한 개선과 이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