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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해지 안된다고?…"고객에 혼란줘도 배상"

<8뉴스>

<앵커>

요즘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해 본 분들 많으실 텐데요. 만약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환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보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한승구 기자입니다.

<기자>

60살 이 모 씨는 지난해 5월, 은행 직원의 권유로 자녀결혼자금 3억 원을 한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선물 시장에 투자하는데, 원유 값이 40%내에서 오르면 수익을, 그 이상 오르면 손실을 입는 구조였습니다.

[이 모 씨/펀드 가입자 : '전쟁이 나지 않는 이상 (유가가) 88달러까지 오를 수가 없습니다.' 설명은 그것밖에 없었어요. 세후 1,180만 원 딱 나오잖아요. 정기예금이랑 똑같은 거예요.]

그러나 6개월 만기가 지나자 그새 유가는 폭등했고, 원금은 반토막 났습니다.

중간에 환매가 가능한 펀드였지만, 은행 직원이 통장에 적어 준 '중도 해지 불가'라는 말 때문에 환매 시기마저 놓친 이 씨는 결국 소송을 냈습니다.

은행측은 중간에 환매하면 손실이 커질 수 있어 주의하라는 뜻이었다고 맞섰지만, 법원은 가입자에게 혼란을 줬다며 5천5백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홍준호/서울중앙지방법원 공보판사 : 중도해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펀드 통장에 '중도 해지 불가'라는 기재를 함으로써 고객에게 혼동을 일으켜 고객보호의무를 위반한 금융기관에게 손해배상을 인정한 첫 사례입니다.]

다만 가입자가 상품 설명서 등을 꼼꼼히 검토하지 않은 잘못도 있다며, 은행의 책임을 손해액의 40%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이 펀드에 가입한 500여 명 대부분이 은행측으로부터 손실이나 환매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못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비슷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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