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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 산 중턱에 쓰레기 집하장…생태계 위협

<8뉴스>

<앵커>

서울 북악산은 각종 천연기념물과 1급수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생태계의 보고 바로 옆에 쓰레기집하장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기동 취재, 최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악산 중턱에 하얀 콘크리트 바닥이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가 3월부터 짓고 있는 쓰레기 집하장입니다.

이 곳에 각종 생활 쓰레기가 모이면 쓰레기차가 매립지로 옮기게 됩니다.

구청측은 하수처리관을 따로 설치했기 때문에 오수 걱정은 없다고 말합니다.

[종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 : 만나는 건 아니죠. 빗물은 우수관으로 (가고) 침출수는 또 저기 하수관으로 연결시켜서 하수종말처리장으로 가죠.]

과연 그럴까?

집하장에서 생긴 오폐수가 빠져나가는 하수관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200m도 못 가서 빗물관과 만나도록 돼 있습니다.

결국 인근 하천으로 그대로 유입된다는 얘기입니다.

집하장에서 불과 20m 떨어진 개천엔 1급수에만 사는 도룡뇽과 버들치, 가재가 살고 있습니다.

쓰레기 차의 소음은 주변 숲에 사는 천연기념물 까막딱따구리의 서식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이철재/환경연합 물하천센터 국장: 종로구에서 이 지역이 산 중턱에 해당하는데요. 쓰레기를 모아다가 산 중턱에 올리고, 다시 내려가는, 사실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공사 과정도 문제입니다.

종로구는 땅 주인인 서울시의 허가도 받지 않고 구청장 결재 만으로 공사를 강행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토지 사용) 허가 없이 구청장까지만 결제를 받고 했다 그거죠. 행정절차상 조금 문제가 있죠.]

그런데도 종로구는 입지 선정과 건설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종로구청 청소행정과 관계자 : 우리가 옛날부터 써 오고 있었어요. 자연생태보존지역이면 군대도 다 치우고 북악스카이웨이 길도 다 막아야죠.]

SBS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종로구는 지난해부터 이 지역을 서울 최초의 생태심화보전지구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올해도 서울시에 보전지구 지정을 요청했습니다.

필요에 따라 생태보고도 훼손하는 행정 탓에 숲과 개천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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