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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이 높다하되..' 중국인의 인생관을 엿보다

<8뉴스>

<앵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로 유명한 중국 태산에는 무거운 짐을 싣고 매일 7천4백 개의 계단을 오르내리는 짐꾼들이 있습니다. 연속기획보도 '신중국인', 오늘(30일)은 이 태산 짐꾼에게서 진짜 중국인들의 모습을 찾아 봤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태산이 높다하되.."라는 시조로 유명한 중국 산둥성의 태산.

높이는 우리나라 오대산보다도 낮은 해발 1545m에 불과하지만, 중국인들에겐 천하의 명산으로 통합니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태산엔, 명물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짐꾼들입니다.

7천 4백 개가 넘는 태산의 이 가파른 계단을 매일 무거운 짐을 싣고 오르내리는 짐꾼만 스무 명에 달합니다.

쉰을 넘긴 우꽝샤 씨,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이곳 태산에서 보냈습니다.

[우꽝샤/51,태산 짐꾼 : (하루에 몇 번 왔다 갔다 하세요?) 하루에 세 번이요. (이 일을 얼마나 하셨어요?) 1980년부터요.]

양 쪽 어깨엔 이미 시커먼 굳은 살이 깊이 배었습니다.

요즘같은 더운 날씨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도 않고, 중간에 멈추는 법도 없습니다.

산을 옮기려고 애썼다는 '우공이산'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힘들지 않으세요?) 오래 했으니까 그리 힘들지는 않아요.]

이렇게 한 번 짐을 실어 나르고 받는 돈은, 우리돈 3, 4천 원 정도, 하루 꼬박 일해야 만 원 정도를 법니다.

그래도 우 씨에겐 이렇게 번 돈으로 두 딸을 키워 시집까지 보낸 게 큰 자랑입니다. 

[(가족들 보고 싶지 않으세요?)보고 싶지요. 그런데 여기서 70, 80리 떨어져 있어서.]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우 씨는 경탄의 대상입니다.

[쟈신량/중국 관광객 : 예전에 교과서에서 짐꾼에 대해서 배웠는데 처음 직접 보니까 아주 힘들어 보여요.]

산 정상에 짐을 부리곤 산 중턱 숙소로 돌아와 퍽퍽한 만두 2개로 점심을 때우는 우 씨.

힘들지만 주어진 삶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짓는 그에게서, 고통을 참으면서 끈질기게 버티는 진짜 중국인의 무서운 얼굴을 봅니다.

[만족해요. 마음대로 할 수 있고 자유스러워서. 한 번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시간이 짧아요. 이 일은 아주 자유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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