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됐던 시민이 사건 발생 13일 만에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수사했던 경찰관은 반대로 수사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한지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월 17일 새벽 2시 반쯤, 서울의 한 세차장 사무실의 CCTV 화면입니다.
택시기사와의 시비로 출동한 경찰과 언쟁을 벌이던 세차장 주인 윤모 씨가 흉기를 들고 나오자,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바로 제지하며 흉기를 건네받습니다.
소동이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는데, 몇 분 후 10여 명의 경찰들이 다시 세차장 사무실에 들이닥쳤습니다.
수갑을 채우고 속옷 차림의 윤 씨를 끌고가 다음 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혐의내용은 흉기를 경찰관 가슴 부분에 찌를 듯이 들이대며, 10분 가량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윤 씨는 자해하려고 한 것이지 경찰을 위협할 뜻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윤모 씨 : 저희가 경찰에 가서도 가슴에 칼 들이대지 않았다고 호소를 많이 했고.. 들어주지를 않았습니다. 너무 억울해서 죽으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윤 씨는 검찰이 CCTV를 확인한 뒤인 사건 발생 13일 만에 무혐의로 풀려났습니다.
윤 씨의 행위가 공무집행을 방해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검찰은 수사기록을 허위로 작성해 윤 씨를 체포, 감금한 혐의로 최모 경위와 김모 경사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윤 씨의 행위가 분명히 위협적이었다며 검찰의 판단을 수긍하지 않고 있습니다.
[담당 경찰관 : 위협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 다르죠. 내가 그 사람 칼에 찔려 죽거나, 상처를 입어야 속시원히 끝나는데...]
과잉 수사였다며 담당 경찰관을 기소까지 하며 제동을 건 검찰의 판단에 법원이 어떤 결론을 내릴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