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피의자'로 소환되지만…구속 어려울 듯

<8뉴스>

<앵커>

여기서 이 회장이 피의자 신분이란 건, 특검이 이 회장을 기소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속까지는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회장에게 어떤 혐의가 적용될 지, 정성엽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지난 96년 10월 에버랜드는 시세보다 싼값인 주당 7,700원에 전환 사채를 발행합니다.

기존 주주들은 약속이나 한 듯 전환사채 인수를 포기했고, 이재용 전무 남매가 삼성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에버랜드를 장악하게 됩니다.

7년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는 당시 에버랜드 경영진이던 허태학, 박노빈 씨만 처벌하는 선에서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특검은 검찰과 달리, 당시 구조조정본부가 에버랜드 기획안을 만들어 이재용 전무에게 에버랜드 주식을 몰아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이건희 회장도 이런 내용을 묵인한 것으로 보고,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기소하기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특검팀은, 삼성생명 차명주식과 천 개가 넘는 차명계좌에 담긴 수조 원이 이 회장 소유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에따라 이 돈이 어떤 돈인지 이 회장을 상대로 추궁할 계획이지만, 상속 재산이라는 삼성 측 논리를 깰 증거는 마땅치 않습니다.

다만, 조세 포탈로 처벌이 가능한 지 검토 중입니다.

또 삼성의 정관계 로비 의혹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외에 증거가 없는 데다, 이 회장은 아예 몰랐다는 입장이어서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특검팀은 배임 혐의를 적용해 이건희 회장을 기소는 하지만, 특검 출범의 핵심 의혹인 비자금이나 떡값 로비 수사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 구속 영장 청구는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럴 경우, 이학수 부회장이나 김인주, 유석렬 사장도 형평성을 고려해 처벌 수위가 정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