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서 지구대원 4명을 직위해제 했지만 그들만 탓할 것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현장에 달려가는게 지구대원들인데 왜 번번히 초동수사 부실이라는 얘기가 나오는지, 이한석 기자가 구조적 문제점을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경찰은 지난 2003년 10월 광역화되는 강력범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파출소 서너 곳을 한 단위로 묶는 지구대 체제로 개편했습니다.
3교대였던 방식이 4교대로 바뀌면서 근무 조건은 경찰서보다 나아졌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112신고를 접수받으면 현장에 출동해 초동조치를 한 뒤 조사내용을 경찰서로 이관하는 게 주업무입니다.
실질적인 수사는 경찰서 수사관들에 맡기다 보니 대충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사건도 CCTV를 확인하고도 단순 폭행으로 넘겼습니다.
[경찰 관계자 : 초동 수사에서는 미숙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안되면 형사들한테 빨리 넘기고 다시 자기 본연의 일을 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거 같더라고...]
또, 수사를 잘해 실적을 평가받는 건 본서 직원들이고 현장에선 술 취한 사람이나 상대한다는 식의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지구대원 : 근무 자체가 그래. 왜냐면 술 먹은 사람들 상대하고 또 파출소에도 사람들 왕래가 많고 그러기 때문에..]
현장 근무 실적보다 시험과 심사가 주요 기준인 경찰의 승진제도가 부실한 초동조치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일선 지구대원은 SBS 취재진에게 이메일로 보내 시험을 통한 승진만 있고 현장 근무능력에 따른 승진제도가 없는 시스템 때문에 경찰 에너지의 10%만 국민에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