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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 물 절약…더불어 사는 길

<8뉴스>

오늘(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입니다.

우리는 매일 수도꼭지에서 콸콸 나오는 물로 세수를 하고 식사준비를 하고 화장실에도 다녀옵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우리가 양치질 한번 할 때 흘려보내는 수돗물의 양은 약 6리터  난민촌에서 한사람이 하루 종일 쓰는 물의 양보다 많습니다. 화장실 물을 한 번 내릴 때 쓰는 물은 약 15리터 아프리카 한 가족이 하루 동안 먹고 마시고 씻는 물보다 훨씬 많습니다.

물이 부족한 나라에선 왕복 대여섯 시간을 걸어가야 물을 얻습니다. 이 일은 보통 여자 아이들 몫인데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도 가지 못하고 오가는 길에 성폭행도 무수히 당합니다.

이 물도 심각하게 오염되어 주민들은 콜레라  장티푸스 등에 시달립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깨끗한 물로 손만 씻어도 낫는 눈병에 걸려 영원히 시력을 잃은 아이나 설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찢어집니다.

깨끗한 물만 있으면 전 세계 유아 사망률을 무려 절반이나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수돗물 값이 비교적 싼 나라에서는 각별히 주의하지 않으면 이렇게 귀하디귀한 물을 함부로 쓰기 십상입니다.

솔직히 외국에서 보면 한국 사람들의 물낭비가 유난히 심합니다. 공동 세면대에서 물을 틀어놓고 설거지나 양치하는 사람은 십중팔구 한국사람입니다.

저 역시 중동의 한 공중목욕탕에서 무심코 샤워기를 틀어놓은 채 왔다갔다하다가 그 동네 아줌마한테 크게 야단을 맞았습니다.

지구 안의 물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함부로 쓰는 물 때문에 지구 한쪽에선 물이 부족해서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하고 장님이 되고 설사로 죽어간다고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들지 않습니까?

오늘부터라도 양치질할 때 컵에다 물을 받아서 쓰면 어떨까요? 저도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비야/월드비젼 긴급구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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