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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바람에…두루미, '연하장 새'로 전락하나

<8뉴스>

<앵커>

정초에 두루미를 보면 무병장수한다는 말이 있을만큼 두루미는 예로부터 우리민족이 좋아했던 새입니다. 그런데 한반도의 허리 부분에 남은 두루미 월동지가 개발 때문에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박수택 환경전문 기자입니다.

<기자>

두루미는 예부터 상서로운 새로 통합니다.

정초에 보면 무병장수하고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우아한 자태에, 암수가 짝을 맺으면 평생 함께하고, 자식을 소중히 여깁니다.

시베리아와 만주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부, 한반도에서 겨울을 납니다.

일본 홋카이도에선 텃새로 지냅니다.

우리 땅에서는 중부지방 비무장지대 주변 철원, 연천, 파주, 강화도 남단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경기도 연천에는 철원에 이어 두루미가 두 번째로 많이 찾아옵니다.

최근 5, 6년 사이에 늘어나 올 겨울엔 171마리입니다.

민통선 안쪽 낱알 많이 떨어진 율무밭과 논이 모이 터입니다.

임진강 줄기가 굽이쳐 흐르면서 여울을 이뤘습니다.

물이 얕게 흐르는 임진강 여울이 연천지역 두루미들이 쉬는 자리입니다.

하얀 두루미 가족 틈에 깃털 검은 어린 흑두루미가 끼었습니다.

하늘에서도 나란히, 흑두루미는 두루미와 한 가족처럼 움직입니다.

[이석우/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 : 길을 잃은 흑두루미를, 불쌍하고 하니까 두루미 가족이 챙겨서 항상 다니는 것 같습니다.]

연천 임진강 줄기를 막고 홍수조절용 댐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2010년에 댐이 완공되면 10월부터 5월까지 물을 담아 두겠다는 게 수자원공사 계획입니다.

두루미 모여드는 계절에 여울과 얕은 강기슭은 잠기게 됩니다.

[유소영/녹색연합 간사 : 두루미가 임진강 낮은 여울을 쉼터와 먹이터, 잠자리로 사용하기 때문에 두루미의 잠자리와 휴식처는 완전히 사라진다고 보면 되는 거죠.]

다른 두루미 월동지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남북교류도시와 산업단지, 물류단지, 조력발전소 같은 개발 계획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기섭 박사/ 한국환경생태연구소 : 두루미는 전 세계 3천 마리도 남지 않은 아주 적은 숫자의 새입니다. 이들의 약 3분의 1이 우리나라로 날아오고 있는데 그들이 완전히 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겠는가..]

이 땅에 허리띠처럼 남은 겨울 쉼터마저 사라지면, 두루미는 연하장에서나 보게 될 지도 모릅니다.

관/련/정/보 - SBS 박수택 환경전문기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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