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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용처 확인…'실권주로 시세차익'

<앵커>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명의로 차명계좌에 넣어둔 돈의 성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비자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싸게 샀고, 일부는 고가의 그림을 사는데 쓰였습니다.

한승구 기자입니다.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김용철 변호사를 포함한 전현직 삼성임원 48명의 계좌에 모두 10만여 주의 삼성증권 주식이 입고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삼성증권의 실권주를 구조조정본부 자금으로 싸게 대량 매입한 뒤 차명 계좌로 집어 넣었다는 설명입니다.

검찰이 파악한 주식 매집 시기는 지난 99년 1월입니다.

이 당시 2만 5천 원 대였던 주가는 유상증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7월, 8만 4천 원까지 뛰었습니다.

실제로 김용철 변호사 계좌에 있던 8억여 원도 이런 수법으로 50억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김용철 변호사/삼성그룹 전 법무팀장 : 유상증자 이런거에 관여한 것이 일부 드러나고 있다, 임직원들의 충성심으로 매수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러니까 이 자금을 가지고 그것을 운영한 흔적이 보여요. 제 구좌에도 그런 게 나오더라고요.]

이렇게 불어난 돈은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하는 데도 쓰였습니다.

지난 8월 임원 명의의 차명계좌 두 곳에서 17억 원씩이 빠져나가 서울의 한 화랑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림 두 점을 사는 대가로 지급된 돈입니다.

검찰은 화랑 대표 이 모 씨가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씨와 친분이 두터운 점으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이 씨가 지난 달 출국한 데다 삼성 관계자들도 소환하지 못 해 수사가 더 진전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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