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서해안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는 갯벌도 이번 재앙을 비켜가지 못했습니다. 시커먼 원유로 뒤덮인 갯벌에서는 철새와 어패류가 그대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썰물로 바닷물이 빠지자 갯벌이 시커먼 기름으로 뒤덮였습니다.
온통 기름을 뒤집어 쓴 뿔논병아리가 꼼짝도 못합니다.
움직일 수조차 없는 새는 긴급히 구조를 요청이라도 하듯 긴 입을 벌리며 주위를 살핍니다.
이미 죽은 겨울철새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키조개 등 어패류의 집단폐사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온통 시커먼 기름을 뒤집어 쓴 이곳 갯벌은 도저히 생물이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참혹한 땅으로 변했습니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돌게들은 기름덩이 속에서 사투를 벌입니다.
갯벌 위로 솟아오른 맛조개는 이미 폐사했습니다.
시커먼 물 속에서도 해삼은 아직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민 : 살겠어요? 이렇게 기름 속에서. 다 죽죠. 전복이고 해삼이고. 하나도 없어요. 다 죽죠.]
갯바위에 붙어있는 굴종패들도 끈적끈적한 기름으로 뒤덮여 못쓰게 됐습니다.
갯바위 곳곳에 생긴 웅덩이는 기름이 가득차 걷기 조차 힘듭니다.
[어민 : 이거 해서 먹고 가족 살고 아이들 공부시키고 다 하던건데, 이거 이렇게 하고 나니까 갈 길이 없는거야. 어떻게 할꺼야.]
주민들은 절망 속에서도 기름을 퍼내기 위해 안간힘을 씁니다.
기름더미에 갇혀 신음하고 있는 갯벌은 우리에게 해양오염사고의 위험성을 생생히 경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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