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머리에 본드를 뿌리고 요즘 지하철 역에서 이른바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지하철 수사대 인력은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무슨 수를 내야 하지 않을까요?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한 중년 여성이 황급히 뛰어가기 시작합니다.
잠시 뒤 이 여성을 폭행했던 남자가 태연하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옵니다.
지난달 11일 43살 어 모씨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통로에서 85살 김 모 할아버지와 50대 여성을 잇따라 폭행했습니다.
이 가운데 김 할아버지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다쳐 나흘 뒤 숨졌습니다.
엄씨는 자기 앞에서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홧김에 주먹을 휘둘렀다고 말했습니다.
[피의자 : (피해자가) 앞쪽으로 지나가니까 열받아서 그냥 때렸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지난달 11일,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는 23살 이모 씨 머리에 누군가가 접착제를 뿌리고 달아났습니다.
[이모 씨/'본드테러'피해자 : 시너냄새 같은게 났어요. 그렇더니 머리가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어버려서.]
인터넷에는 본드 피해를 입었다는 네티즌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경찰은 잠실역과 가락시장역 등 서울 경기 동남부 지역에서 1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도 수사에 나섰지만 CCTV 화면이 지워져 단서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하철역은 사람이 많고 달아나기 쉽다는 점 때문에 범죄 충동이 커지는 장소라고 경찰은 지적합니다.
그러나, 지하철 범죄 단속에 나서는 지하철 수사대 인력은 2년 전보다 오히려 27%나 줄었습니다.
지하철이 1년 동안 수송하는 인원은 무려 22억 7천만 명에 달합니다.
노약자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가 늘면서 지하철을 타는 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