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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6명, 그들이 이뤄낸 '섬마을의 기적'

<8뉴스>

<앵커>

우리 이웃들의 잔잔한 인생 드라마를 통해서 어두워진 사회의 희망을 확인해보는 8시 뉴스의 송년 기획입니다. 오늘(2일)은 전교생이 6명 뿐인 섬마을의 한 초등학교 풍물패가 불러온 '작은 기적'을 소개합니다.

정형택 기자입니다.

<기자>

전남 완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야 갈 수 있는 외딴 섬 예작도.

전체 13가구에 주민 30명이 전부인 작은 섬입니다.

어른들은 새벽부터 바닷일을 나가고, 아이들은 혼자 밥해 먹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들에게 채 스무 평이 안 되는 전교생 6명의 이 조그만 학교는 쉼터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세 명의 선생님이 새로 부임하면서 이 조그만 쉼터가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송창신/교사 : 저희들이 처음 부임을 했을 때 애들 반응이 '얘들아 뭐 좀 할까' 그러면 '아니요, 못해요.' 이게 저희들 마음을 제일 아프게 했어요. 스트레스도 풀 수 있고 그 신명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물놀이를 시작했죠.]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시작한 사물놀이는 곧 아이들의 놀이가 됐습니다.

바다와 학교가 전부인 이 아이들에게 장구와 징, 꽹과리는 너무나 훌륭한 장난감이었습니다.

[이동현/4학년 : 바가지 발에 올리고 국자로 때렸어요.]

[정다훈/3학년 : 밥그릇 엎어 놓고 젓가락이나 숟가락 가지고 쳤었어요.]

신바람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연습 7개월 만에 세계 사물놀이 대회에서 인기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송창신/교사 : 우리 아이들 연주는 신명 그 자체였고 또 이제 많은 사람들이 감격을 해 가지고. 아이들 얼굴 표정 봤죠? 연주 장면을 생각하면 저희들이 짜릿한 느낌이 나고 눈물이 나요.]

아이들이 얻은 것은 상장이 아니라 용기와 희망이었습니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 하면 앞으로는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열정은 고통을 견디게 했고, 꿈을 만들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바다를 일터로 삼는 부모들도 아이들의 열정에 감탄했습니다.

[문신숙/이동현, 화현 남매 어머니 : 최대한 저희가 해줄 수 있는 만큼은 해주고 싶어요. 자기가 원하고 그쪽으로 나가고 싶다고 하면.]

'뭘 할 수 있겠어', '얼마 하다 말겠지' 하는 냉대와 편견을 깨고 스스로 기적을 만들어 낸 아이들.

이제는 섬마을 모두의 자랑거리입니다.

[이덕단/주민 : 솜씨가 참 일품이지. 오죽 이뻐요? 웃고 귀엽고 좋지 아주.]

꿈은 자라고, 아이들은 이제 또 다른 기적에 도전합니다.

[모듬북을 배우고 싶어요. 대지의 소리.]

[전 꿈이 국악 교사고.]

[앞으로 사물놀이를 더 열심히 해가지고 가수가 될 거에요.]

관/련/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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