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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등산로 온통 '돌계단'…무릎부상 속출

<8뉴스>

<앵커>

지난해 여름 강원도에 큰 비가 내리면서 설악산 등산길 곳곳이 심하게 유실됐습니다. 그런데 복구에 나선 국립공원 관리공단이 등산로를 모두 돌계단으로 만들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조성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중순 설악산 일대는 나흘 동안 5백 밀리미터가 넘는 비가 내려 산 곳곳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은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등산로 복구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복구한 등산로가 온통 돌길입니다.

오르막길은 돌계단입니다.

등산로 가운데 유실됐던 25킬로미터에 대부분 돌이 깔렸습니다.

두 시간 넘게 산을 오르는 동안 흙을 거의 밟을 수가 없었습니다.

수해복구 작업의 일환으로 등산로 전체에 돌을 깔아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등산객들은 불만이 큽니다.

인공적인 돌길이 자연경관과 어울리지 않을 뿐더러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김영원/서울 중계동 : 재미가 없어요. 이제 설악산 재미가 없어요. 이거 뭐 다 돌 깔아놔가지고... 이게 무슨 보호야 사람 오지 말라는 거지. 무릎까지 다 나가는 건데.]

실제로 발목과 무릎을 다치는 등산객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진영수/서울 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 계속되는 돌계단만을 걸을 경우에는 발목이나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어 관절염이 올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국립공원 측은 환경보호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노윤경/설악산국립공원 시설팀장 : 산행으로 인해서 계속 훼손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산행 자체를 막을 수 없다면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시설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낙엽이 떨어져 부엽토가 쌓이면 걸을 때 충격도 흡수할 수 있을 거라지만, 산악인들은 당장 돌길이 얼어붙을 올겨울부터가 걱정입니다.

[엄홍길/산악인 : 물론 유실된 부분 뭐 등산로라던가 좀 안좋은 길 같은거는 뭐 부분부분적으로 돌을 깔고 보수를 할 수도 있는 것이고, 정 그렇지 않을 경우 부분적으로 돌보다도 일반 데크, 나무 다리 같은거 그런 걸 깔 수 있는건데.]

그러나 국립공원측은 2백80억 원의 예산을 들인 공사가 거의 다 끝났다며 돌길을 다시 바꿀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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