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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강제이주 70년…'까레이스키'의 유랑

<8뉴스>

<앵커>

지금부터 꼭 70년 전, 연해주 지역의 한국인들은 스탈린 정권에 의해서 중앙 아시아로 강제 이주를 당했습니다. 저희 8시 뉴스는 현지 취재를 통해서 최근 새롭게 밝혀지고 있는 한인 강제 이주의 배경과 끝나지 않은 그 아픔을 짚어보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23일) 첫 순서,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시켄트, 엊그제 이곳에선 고려인 문화협회가 문을 열었습니다.

강제이주의 시련과 고통, 이를 딛고 일어선 고려인 까레이스키들은 과거에 흘린 피눈물이 미래를 열어가는 밑거름임을 되새겼습니다.

[신 블라디미르/고려인문화협회 회장 : 우리 고려인은 한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1930년대 극동 연해주엔 굶주림을 피해 혹은 독립운동을 위해 조국을 등진 한인들이 곳곳에 마을을 형성해 살았습니다.

1937년 8월 21일 소련 스탈린 정권은 연해주 한인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17만여 명의 한인들은 영문도 모른채 옷가지와 몇 끼니의 양식만 챙겨 화물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이들이 한 달 남짓 걸쳐 도착한 곳은 갈대와 잡초가 우거진 황량한 중앙아시아 벌판이었습니다.

이주 과정에서 추위와 굶주림, 질병으로 사망한 사람은 550여 명.

강제이주가 끝난 뒤 정착 과정에서도 수천 명의 한인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인나/우즈베키스탄 거주 한인(2살때 강제이주) : 한집에서 100명씩, 10명씩 살았습니다. 여기오니까 덥고, 모기많아 학질에 걸려 많이 죽었습니다.]

스탈린 정권의 강제이주 조치는 공산주의의 붉은 야심이 깔린 이민족 분리통치 전략이었습니다.

1936년 4월, 서부 국경의 폴란드인을 시작으로 남부 국경 지역의 쿠르드 민족 1,300여 명도 카자흐스탄으로 보내졌습니다.

[심헌용/국방부 군사편찬위원회 연구원 : 또 30년대 중후반에 있어서 지역주의와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질 때 이들이 혹시라도 적성국에 협조하지 않을까라는 그런 우려 속에서 그런 강제이주를 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70년 전 한인들이 겪었던 집단 유랑의 아픔은 무능하고 무력했던 조국이 그들에게 진 역사의 빚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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