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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백번 침수되는 마산항, 미봉책만 급급

<8뉴스>

<앵커>

연중기획 안전 시리즈, 오늘(21일)은 한 번 발생하면 큰 피해를 주는 해일 대비 실태를 짚어 보겠습니다. 5년 전, 태풍 '매미'때 해일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경남 마산,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권기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휩쓸고 지나간 경남 마산에서는 18명이 숨지고 2천여 채의 건물이 물에 잠겼습니다.

태풍 주변의 바람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부는데, 태풍이 마산 왼쪽으로 올라오면서 바닷물 높이를 상승시켜 해일 피해가 발생한 것입니다.

특히 부두에 쌓아둔 원목이 육지 안쪽으로 밀려들면서 넘친 바닷물이 빠지는 걸 막아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마산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마산항 하역장입니다.

해일이 오면 둥둥 떠다닐 수 있는 자재들이 지금도 여전히 땅에 고정되지 않은 채 쌓여 있습니다.

재난 대비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관할 타령입니다.

[마산시청 재난예방과 직원 : 세관 일이기 때문에... 태풍 해일이 온다면 (쌓아둔 자재가) 없어야 하는 게 당연히 맞는 건데....]

뒤늦게 물이 넘칠 경우를 대비한 배수펌프를 설치했지만, 애초부터 낮게 매립된 지반은 그대로입니다.  지금은 해수면이 지표면보다 2미터 이상 낮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바람이 불지 않는 날도 만조가 되면, 해수면과 지면의 높이 차가 채 50센티미터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바람만 세게 불어도 사정이 달라집니다.

마산항의 지표 높이는 약 1.7미터인데, 해수면이 이보다 높아질 때가 한해 평균 108번, 일 년에 백 차례 이상 크고 작은 침수 피해가 나는 겁니다.

그런데도 도로만 높여 놓아 넘쳐 들어온 바닷물이 빠지기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유동민/마산시 남성동  : 시에서는 도로가 낮아지는 것만큼 그 상태에서 자꾸 그걸 높여만 갔다는 거예요. 상대적으로 건물은 이 쪽이 매립지다 보니까 내려앉았고.]

가뜩이나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은 높아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해안저지대의 침수피해는 되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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