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강경해지는 탈레반…'단계적 살해' 현실화되나

<8뉴스>

<앵커>

네, 속수무책으로 잇따르는 희생을 지켜 볼 수 밖에 없는 답답한 상황, 국제부 정준형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정 기자! 단계적 살해, 우리가 가장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 있는 셈인데, 탈레반의 노림수는 뭘까요?

<기자>

네, 가장 먼저는 극단적 처방으로 아프간 정부와 우리 정부를 압박해서 협상에 자신들이 요구하는 바를 얻어내려는 고도의 협상 전략으로 보입니다.

탈레반측이 석방 조건으로 제시해온 탈레반 수감자 석방 문제를 더이상 질질 끌지 말고 빨리 결정하라는 거듭된 경고라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가 수감자 석방에 대해서 아무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는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의 말도 있었습니다.

또 협상이 장기화되면 탈레반측에도 부담이 되는만큼 타결을 앞당기기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에 살해된 심성민 씨는 그제(29일) 육성까지 공개되지 않았습니까? 그래놓고서 왜 살해했을까요?

<기자>

네, 심성민 씨는 조금전 보도가 됐습니다만, 살해되기 앞서서 그제 일본의 NHK 방송과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전화통화에서 심 씨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탈레반이 인질들의 육성을 계속 공개하며 압박을 했는 데도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의도적으로 육성이 공개된 심 씨를 희생양으로 골랐을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다시 말해서 육성을 공개한 인질을 살해하면 충격 효과도 그만큼 클 것이라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탈레반에 '내부 분열이 있다' 이런 분석도 있죠?

<기자>

네, 그동안 인질 협상과정에서 탈레반 내부에 강경세력과 온건세력으로 분열돼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는데요.

이번 추가 인질 살해는 일단 강경파가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온건파를 단속해서 내부 결집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처방을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어젯밤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마지막으로 경고한 인물이 아마디 대변인이 아닌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탈레반 사령관이었다는 점도 강경파가 주도권을 잡은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한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납치극을 누가 총지휘하고 있느냐 이것도 큰 관심거리인데 탈레반측이 직접 밝혔다면서요?

<기자>

네,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탈레반 세력의 최고 지도자인 모하메드 오마르를 처음으로 언급했습니다.

이번 한국인 납치사건과 관련해서 누가 한국인을 납치를 했느냐, 또 이번 협상을 누가 총지휘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하지 하산'이나 '물라 사비르'같은 탈레반 사령관들의 이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마디 대변인은 이번 협상이 최고지도자인 오마르가 이끄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위원회'의 지시를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오마르는 대표적인 이슬람 강경주의자로 알려져 있는데요.

오마르는 2001년 미국의 침공이후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만약 아마디 대변인의 말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탈레반의 강경태도가 누그러지기기를 기대하는 것도 힘든 것 아닌가 이렇게 보입니다.

<앵커>

자, 이제 내일 오후 4시 반이죠? 탈레반측이 최종 시한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되겠습니까?

<기자> 

네, 추가로 살해될 인질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탈레반측은 수감자와 인질 맞교환한다는 기존의 입장에서 한걸음도 안물러난 채,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 문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인질들을 추가로 살해하겠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탈레반이 인질들을 더 살해할 경우에는 여론이 좋지 않을 수도 있는 만큼 함부로 인질들을 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고비 때마다 단계적으로 추가로 인질을 살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