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숨지는 노인들 수는, 다른 교통선진국들보다 무려 서너 배나 많습니다. 더 답답한 건 보행 중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특히 많다는 겁니다.
정호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횡단보도에서 노인들은 항상 뒤처집니다.
신호가 켜지자마자 바쁜 걸음을 재촉하지만 아슬아슬합니다.
[이기용(78)/서울 화곡동 : 걸음이 느리니까 자꾸 차가 오는 것 같아 빨리 가려니 빨리 걸어지질 않지.]
노인들은 보폭이 좁고 걸음걸이가 느려 사고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됩니다.
김금랑 할머니도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와 허리를 다쳤습니다.
[김금랑(86)/강서구 발산동 : 나이먹으니까 천천히 내렸더니 갑자기 출발해서 밖으로 나가떨어지 거지.]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교통사고 비율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습니다.
노인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무려 38.8명으로 영국 6.3명, 일본 13.4명 등과 비교할 때 월등히 높습니다.
하루에 노인 5명이 숨지고 54명이 다치는 수준입니다.
노인 교통사고 가운데 절반 이상은 보행 중에 일어납니다.
[송상호/강서제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연세드신 분들은 시야가 좁아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위험에 대한 근육과 관절의 반응이 떨어집니다.]
특히 좁고 어두운 지방국도에서 사망 사고가 빈번합니다.
정부는 올해부터 복지회관 등 노인이용시설 주변에 '스쿨 존' 같은 노인 보호구역을 지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