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온몸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세계적인 석학이 된 스티븐 호킹 박사가 같은 병을 앓는 한국인에게 격려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프로농구 코치 출신 박승일 씨가 그 주인공입니다.
보도에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2m 2cm의 장신으로 코트를 누비던 박승일 씨.
미국 유학까지 마치고 프로팀 코치로 뜻을 펴보려 했지만 넉 달 만에 뜻밖의 병마가 찾아왔습니다.
온몸의 근육이 위축돼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 이른바 루게릭병입니다.
[손복순/박승일 씨 어머니 : 너무 힘들어 죽고 싶어서 혀를 깨물었대요.]
코트 위의 꿈을 접은 박 씨에게 유일한 희망은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요양원을 마련하는 것이었습니다.
[박승일/2003년 SBS방송 출연 : 환자들이 집이 아닌 전문적인 의료시설에서 전문적인 간병인의 도움을 받으면서...]
케임브리지대 유학생을 통해 이런 박 씨의 사연을 전해들은 스티븐 호킹 박사가 박 씨에게 희망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같은 루게릭병으로 거의 전신 마비 상태에서도 무중력체험에 나설 정도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호킹 박사.
그는 삶이 지속되는 한 희망은 있다며 마음까지 닫아서는 안된다고 격려했습니다.
또 삶이 아무리 불행한 것 같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용기를 북돋워줬습니다.
특히 요양소 건립 기금을 모으기 위한 캠페인에 자신의 메시지를 사용해도 좋다고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병마와 싸운 지 5년, 이제 움직일 수 있는 건 두 눈동자뿐인 박 씨.
호킹 박사의 박사의 격려에 반드시 꿈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눈빛에 담아 화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