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벌집 콜센터·조선족 고용"…전화사기 실태

<8뉴스>

<앵커>

예금 가로채가는 전화사기,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우리말에 능숙한 조선족까지 고용해서 중국 현지에 차린 대규모 콜센터까지 있었는데, 이들의 사기 수법과 당하지 않는 방법, 한승구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2년 전부터 급증하고 있는 전화사기는 대개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합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입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사기범들은 먼저 전화를 받는 사람의 개인 정보가 노출돼 사고가 났다며 겁을 줍니다.

그리고는 곧 금융기관에서 전화가 올 거라고 말합니다.

[은행연합처리센터에서 팩스를 보내겠습니다. 전화 가시면요, 잘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알겠습니까?]

금융기관이라며 다시 걸려온 전화는 보안카드 번호를 바꿔야 한다며 현금 지급기로 가라고 유도합니다.

피해자가 현금인출기로 달려가면 화면의 원래 메뉴는 무시하고 시키는 대로 숫자를 누르라고 요구합니다. 

[염려 마시고요. 금액 누르라는 빈 칸 있죠? 그것은 은행카드 인증번호입니다. 누르세요. 00-4973-5-00...]

이 번호를 누르는 순간 돈은 범인들 계좌로 빠져나갑니다.

사기조직은 중국에 벌집이라 불리는 콜센터를 차려놓고 우리말이 익숙한 조선족들에게 전화 거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지난 해 10월에는 중국 푸젠성 일대에서 사기 전화를 걸던 백50여 명이 공안에 붙잡히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최근 같은 수법으로 50여 명을 속여 5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타이완인 3명을 구속했습니다.

이들은 타이완 폭력조직의 하부 조직원들로 알려졌습니다.

타이완에서는 10년 전부터 비슷한 수법의 전화사기가 기승을 부려왔습니다.

국내에서는 어떤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도 전화로 개인정보를 묻거나 현금인출기를 통한 보안코드 변경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기수법에 당하는 사람들이 계속 나오는 건 금융사고가 났다는 말로 겁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금융사고가 났다는 전화가 걸려오면 거꾸로 상대방 전화번호를 묻거나 전화를 바로 끊어 버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