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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칼럼] "잔치판을 끝내자"

424일간의 치열한 협상 끝에 한·미 FTA가 타결됐습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해 비판일변도였던 야당과 보수언론도 대통령의 결단에 찬사를 보내고 있고, 협상결과도 우수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도 상승하고, FTA 타결에 대한 국민 여론도 과반수가 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청와대, 정부, 국회가 FTA 타결을 놓고 잔치판을 벌릴 때가 아닙니다.

먼저 정부는 신속하게 FTA 협정문 전체를 완전히 공개하고 국회는 이를 철저히 검토하는 작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요약된 내용만으로는 실제 협상의 공과 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으며, 향후 대책도 제대로 세울 수 없습니다.

상대국인 미국의 경우 수백 명의 전문가가 참여하여 협정문의 단어 하나하나를 따지면서 비준 동의를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 국회 역시 이런 소임을 다해야 합니다.

FTA는 국내 법률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 조약이므로 국내법 개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할 것입니다.

정부와 국회는 FTA가 헌법에 위배될 소지는 없는지, 그리고 FTA로 인하여 어떤 국내법을 바꿔야 하는지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한미 FTA로 인해 심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직역에 대한 대책 마련에 진력해야 합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은 미국이라는 시장이 활짝 열리게 되어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농축산업은 물론이고, 제약업과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경우, 그 미래는 온통 회색빛입니다.

어떤 이는 FTA를 계기로 한국 경제가 마이너 리그에서 메이저 리그로 갈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특별한 준비가 없는 메이저 리그 진출은 성공을 보장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FTA 때문에 마이너 리그에서도 방출되어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들이 양산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청와대와 정부, 국회는 샴페인 터뜨리기를 멈추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향후의 과제 해결을 위하여 노력하길 바랍니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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