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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 도로 설계, 교통사고 더 높인다

<8뉴스>

<앵커>

굽은 길에서는 안전을 위해 바깥쪽 도로를 더 높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건 도로 설계의 기본인데 이런 기본조차 지켜지지 않은 도로, 과연 상황은 어떨까요?

안전시리즈,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용인시의 한 골프장을 둘러싼 29호 시 도로입니다.

산을 깎아서 만든 이 도로는 경사와 굴곡이 심해서 운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차선도 거의 다 지워져 잘 보이지가 않고, 도로 중앙을 나누는 표지병도 없기 때문에 밤에는 더욱 위험천만입니다.

올 들어 이달 초까지 이 곳에서 발생한 사고는 34건으로 거의 하루에 한 건 꼴입니다.

특히 도로 가운데 있는 공사 현장 근처에서만 12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고 현장 입니다.

방호 울타리는 고치다 만 채 폐타이어를 달아 임시 처방만 해놨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도로의 기울기가 반대로 설계된 것입니다.

원심력 때문에 차량이 이탈하지 않도록 차량 진행 방향의 오른쪽을 높게 만들어야 하는데, 거꾸로 설계해 놨습니다.

[최춘호/용인시 보정동 : 코너 돌 때 안쪽으로 돌아야 될 곳은 각도가 안쪽으로 들어와야 되는데 밖으로 밀리도록 도로형태가 돼 있다.]

용인시 29호 도로와 비슷한 서울 동부 간선도로의 S자 구간입니다.

이 도로는 보시다시피 굴곡이 심한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도로 높이를 이렇게 올리기 전까지는 차량이 상습적으로 전복되던 구간이었습니다.

지난 97년 8월 한 달 동안 차량 전복 사고가 4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평평했던 도로 높이를 10cm 정도 올린 뒤 상황은 크게 개선됐습니다.

[강동수/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교통안전팀장 : 2000년도에 곡선부 도로의 바깥쪽을 높여주는 공사를 한 이후로는 도로를 이탈하는 전복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차량의 진행 방향에 따라 기울기를 조절하는 도로 설계의 기본만 지켜도 교통 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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