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 제때 치료 못한 의사 배상하라"

<8뉴스>

<앵커>

의사가 자신의 판단을 과신해 환자에게 제때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아, 병이 심해졌다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승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57살 강 모 씨는 지난 2001년 말, 한 대학병원의 이름 난 의사에게서 위암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강 씨는 내시경을 통해 암세포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뒤에도 복통은 계속됐습니다.

[피해자 가족 : 50일 동안 그렇게 복통을 호소했는데 하얀 약을 먹으면 나을 거라고 줬어요. 호전은 커녕 점점 더 (복통이)악화됐어요.]

병원측은 뒤늦게 정밀 검사를 했고 결과는 조기 위암이 아닌 경성 위암, 게다가 말기였습니다.

경성 위암은 조기 위암과는 달리 암세포가 깊숙이 퍼져 있어 다른 장기로 쉽게 번질 수 있습니다.

강 씨는 위 전부와 소장 일부를 잘라내는 대수술을 받게 되자 담당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부는 "의사가 초기 판단을 과신해 수술을 한 뒤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고 따라서 적절히 진료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1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환자 가족들이 주장한 의사의 오진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배상책임을 정신적 고통으로 한정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의사의 진료 과실을 인정한 이번 판결이 앞으로 의료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