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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성공회, 470년만의 재결합?

가톨릭-성공회 '합동 국제위원회' 구성 활동

<8뉴스>

<앵커>

전세계 10억이 넘는 신자를 가진 가톨릭과 성공회, 두 교회간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470여년 전 결별했던 두 교회가 다시 합칠 수 있을 것인지, 역사상 첫 종교간 통합실험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유영규 기자입니다.

<기자>

가톨릭과 성공회는 최근 두 교회간 재통합을 위한 제안서 초안을 마련했습니다.

"선교를 통한 친교"라는 제목의 이 제안서는 통합 요청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상호 공통점이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두 교회 신도들이 완전한 영적 교감을 이룰 수 있도록 교황과 성공회 대주교를 위해 서로 기도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이 제안서는 이미 양교회 수석 주교의 동의를 받은 상태라고 영국의 유력일간지 더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제안서를 마련한 양 교회 합동 국제 위원회는 지난 2000년에 구성돼 그 동안 두 차례 신학적 대화를 나누며 상당한 진전을 이뤄 왔습니다.

[로완 윌리엄스/캔터베리 대주교 : 영적 친교를 대변하려는 의지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교회의 책임입니다.]

영국 성공회가 가톨릭에서 분리된 것은 지난 1534년.

당시 영국 국왕인 헨리 8세가 왕비와 이혼하려는 것을 교황 클레멘스 7세가 교리에 어긋난다며 거절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두 교회는 분리됐지만 성당과 신부라는 명칭은 물론 주교·사제 같은 기본 직제와 삼위일체론 등 핵심 교리가 같습니다.

또 통합이 이뤄지면 가톨릭은 교세를 늘릴 수 있고 성공회는 종교적 실체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이점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통합론은 10억 가톨릭 신자와 7천 8백만 성공회 신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김광준 신부/대한성공회 교무원장 : 세계의 가장 중요한 몇몇 교단들이 상징적으로 통합을 한다면 앞으로 그런 것들이 세계 교회 일치에 아마 굉장히 큰 영향을 주게 되고...]

그러나 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한 미국 성공회의 결정에 가톨릭이 반발하면서 한때 통합 움직임이 소강상태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두 교회가 앞으로 재통합을 완성하기 위해선 교황의 교도권 인정과 사제의 결혼 허용 여성 사제 문제도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배영호 신부/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무처장 : 공통의 의식 바탕으로 해서 같아져야 한다, 일치해야 한다, 더욱 대화를 나눠 가야 합니다.]

500년 가까이 다른 길을 걸었던 두 교단이 종교간 통합이라는 역사상 첫 실험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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