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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땅서 보내는 마지막 설, "흥이 안나요"

<8뉴스>

<앵커>

미군 기지 이전이 예정된 경기도 평택 대추리 주민들에게는 이번 설이 고향에서 보내는 마지막 설입니다.

한승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군 기지 이전에 반대하는 격렬한 시위가 이어졌던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 일대.

마을은 군데군데 폐허로 변해 을씨년스러운 모습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은 찾아 왔지만, 다음달까지 이주를 마치기로 합의한 40여 가구 주민들의 마음은 무거울 뿐입니다.

[송재국/평택시 대추리 : 고향을 두고 가는 마음은 정말 뼈를 깎고,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이 있는 것이다.]

[조윤호/평택시 대추리 : 내장이 썩는 것만 같다.]

명절 때마다 시끌벅적 벌어지던 동네 잔치도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풍물놀이도 하고, 윷도 던져 보지만 왠지 흥이 나지 않습니다.

[정태화/평택시 대추리 : 예전에 명절이면 참 성대했던 마을인데, 이번에는 썰렁하다.]

자식들 나눠줄 콩을 손질하는 할머니의 주름살도 유난히 깊어 보입니다.

[김녕녀/평택시 대추리 : 여기를 내집이라 생각하고 예전엔 텃밭이라도 해서 먹고 살았는데, 이제는 다 틀렸죠 뭐.]

주민들 대부분은 50여 년 전 미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이미 한 차례 고향을 등지고 이곳까지 온 사람들입니다.

이제 또다시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이번 설은 쓸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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