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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도 전통이다" 일본 옛 도시의 간판 미학

<8뉴스>

<앵커>

간판은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광고판이 아닙니다. 연속기획 '아름다운 간판, 도시를 바꾼다'. 간판 하나도 하나의 전통 문화로 이어가는 일본의 옛 도시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이강 기자입니다.

<기자>

4백 년 전 에도시대의 건물과 목재 간판들이 어우러진 일본 가나자와.

7대를 이어오는 된장 가게에는 간판에도 전통이 서려 있습니다.

[히사요시/가게 주인 : 선조 대대로 물려받은 간판이기 때문에 내 대에 와서 바꿀 수 없습니다. ((만든 지) 몇 년 정도 됐나요?) 100년 정도 됐습니다.]

일본 전통 악기인 샤미센을 파는 이 가게에는 악기를 본따 만든 80년 된 간판이 달려 있습니다.

[미쓰가즈/가게 주인 : 유럽에 가면 유럽식 간판이 있듯이 우리집 간판도 일본의 특이함을 보여주고 있어서 바꿀 생각을 해본 적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지난 96년부터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간판 규제 구역으로 정하고 다시 6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른 간판 제한을 하고 있습니다.

[요시다카/가나자와시 경관지도실 : 가나자와 시 풍경에 맞춰서 간판의 크기 뿐만 아니라 색상과 디자인까지도 규제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한발 더 나아가 간판을 아예 명패만 한 크기로 줄였습니다.

전국적으로 간판 디자인을 통일하는 대기업들도 가나자와에서 만큼은 도시 풍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 색상과 크기로 간판을 바꾸어 달았습니다.  

[야마기시/교수 : 사람에게 인격이 다 다르듯이 도시에는 도시마다의 표정이 있고 간판에서 도시의 독특한 표정이 나타납니다. 간판에 의해 도시의 품위를 알 수 있습니다.]

옛것이 잘 보존되어 있는 일본의 도시에서 간판은 단순한 광고물이 아니라 그 자체로 전통 문화의 한 축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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