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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간판 시범사업, 말짱 도루묵!

보조금 받아 개선됐지만, 불법간판 다시 기승

<8뉴스>

<앵커>

어제(27일)는 유럽 거리의 세련된 간판 문화를 보셨는데 사실 한국에서도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그동안 나름대로 간판 개선 사업을 진행해왔습니다. 하지만, 별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정명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종로 1가에서 6가까지 5.8km에 이르는 8차선 도로 변입니다.

이 곳은 서울시가 지난 2003년부터 주도적으로 간판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입니다.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우선 대로 옆 상가의 경우 시에서 가게 당 2-3백만 원씩 보조금을 지원해 간판 크기나 글씨체를 같게했습니다.

대신 보조금을 받은 상가는 대형 현수막을 걸거나 간판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도록 약속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김영배/한국옥외광고학회 이사 : 지나가는 사람들이 학원인 줄 모른다는거죠. 그래서 불법인 줄 알면서도 저렇게 현수막을 붙여놓고 위치를 알려주는 거죠. (그럼 현수막을 저렇게 붙여놓는다면?) 그 자체가 불법이죠.]

[김영배/한국옥외광고학회 이사 : 도시미관을 아름답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을 한 건데 장사가 안 되더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는 우리 식으로 할래 하면서 다시 저렇게 요란한 간판으로 붙여놓는거죠.]

대기업이나 일부 상인들은 과태료를 내면서까지 규칙을 어기고 있었습니다.

[상점주인 : (구청에서 철거하라고 명령이 왔는데도 계속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뭐죠?) 저희가 법을 어겨도 먹고는 살아야잖아요. 그거마저 없으면 죽으라는 거잖아요.]

서울시가 3년동안 이 사업에 쓴 예산만 247억 원, 하지만 종로 거리가 다시 과거 간판들로 바뀌는 현실에 뚜렷한 대책이 없습니다.

[윤혁경/서울시 도시관리과 과장(前 종로업그레이드 프로젝트 팀장) : 기존 간판의 개념을 유지하라고 해도 디자인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강제할 수는 있는 제도가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복원된 청계천 주변 역시 서울시가 간판을 새롭게 정리한 지역입니다.

그러나 이 곳 간판들은 같은 모양, 같은 디자인으로 아무런 특징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중간중간 마음대로 설치한 간판때문에 통일된 느낌을 주지도 않습니다.

[최 범/희망제작소 간판연구소장 : 간판을 바꾸는데 보조금을 지급하는 문제 역시도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지만, 업주의 자발적인 변화에 근거한 것이 아니기때문에 결국 길게 보면 그것이 오히려 나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시민들을 설득하고 간판을 문화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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