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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보다 무서운 28인의 침묵

<8뉴스>

<앵커>

중국 시내버스에서 승객이 운전사를 마구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건 젊은 승객에게 아버지뻘 운전사가 뼈가 부러지도록 맞는 동안, 버스 안의 다른 승객들은 하나같이 외면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베이징 김민표 특파원입니다.

<기자>

후베이성 우한시 한복판에서 20대 남녀 승객 3명이 시내버스에 올라탑니다. 이들은 버스 요금 6위안중 1위안,우리돈으로 120원을 덜내고 좌석으로 향합니다.

[버스 운전사 : 1위안(120원) 더 넣으세요.]

이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청년 승객중 한 명이 운전사를 마구 때리기 시작합니다.

[승객 : 왜 6위안이야? 바가지 씌우지 마.나도 우한 사람이야.]

보다 못한 여성 승객이 신고하려하자 청년들은 곧바로 이 승객을 제지한 뒤 운전사에게 사정없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댑니다.

버스 유리창까지 박살냅니다.

[탕창수/운전사 : 머리에 외상이 많아요. 그렇게 무지막지하게 때릴 줄은 몰랐아요.]

대낮에 대중 교통인 시내 버스 안이 무법천지로 변했지만 28명이나 되는 버스 승객은 모르쇠로 일관했습니다.

[승객: (상황 끝난 뒤) 뒷문 열어줘야 차에서 내리죠.]

폐쇄회로 화면이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폭행은 물론 실종된 시민 의식에 대해서도 격렬히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한 시민 : 아버지뻘 되는 운전사를 그렇게 때린 것은 인간성이 없는 것입니다.]

이 사건을 전하던 우한 방송의 여성 앵커는 시민들의 냉소와 무관심을 눈물로 질타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현장 화면을 보면 저하고 같은 느낌일 것입니다. 눈물을 참을 수 없습니다.]

네티즌들은 폭력을 휘두른 청년 승객들에 대해 인터넷 수배령을 내리고, 시민 의식 회복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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