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으로 이민 가 살던 70대 한인 노부부가 부부싸움 끝에 부인은 투신 자살하고 남편은 중화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오동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LA 다운타운의 한 노인 아파트에 살던 73살 송 모 할머니가 자신이 살던 1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때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27일) 새벽 2시 반쯤 입니다.
송 씨는 투신하기 직전 남편 77살 조 모 씨와 부부싸움을 했고, 다툼 끝에 조 씨에게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힌 뒤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시력의 3분의 2 정도를 잃은 시각 장애인인 남편 조 씨는 심한 화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부는 지난 60년대 LA로 이민 와 20여 년 전 이혼을 한 뒤에는 각자 살다가 남편 조 씨의 시각 장애가 심해지자 3년 전 다시 결합해 함께 살아왔습니다.
숨진 송 씨는 거동이 불편한 남편을 돌보며 우울증 증세를 보여 왔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할머니는 손자들에게는 자신의 죽음을 교통사고라고 알려 달라는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