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년 전, 한국 산업인력공단이 미국 병원의 물리치료사로 취업시켜주겠다며 미국으로 데려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교육은 커녕 벌써 2년째 오도가도 못하는 떠돌이 신세가 돼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박세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국 동부 뉴저지의 한 영어학원. 한국인 7명이 미국 물리치료사 면허시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년 전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원을 받은 송출업체를 통해 미국에 온 사람들입니다.
물리치료사로 취업시켜주고 영주권 취득까지 도와주겠다는 약속에 일인당 1만7천 달러, 2천여 만원을 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황당한 말부터 들었습니다.
[김모 씨/피해자 : 밤에 12시에 도착해서 가방을 내려놓으니까 먼저와 계시던 분이 나오시더니 "어, 왜 오셨어요 사기인데" 미국에서 처음 들은 한국 사람 말이에요.]
방값도 제대로 지불되지 않았다고 이들은 주장합니다.
[김모 씨/피해자 : 방값이 왔는데 보니까 8천 불이 밀려 있는 거예요. 안 내 가지고. 그래서 저희가 내게 생긴 거예요. 그래서 다들 동시에 짐을 싸서 하루에 다 도망 나왔어요.]
계약했던 물리치료사 면허 강의는 금세 끝났고 6개월 짜리 영어 강의는 넉달만에 중단됐습니다.
불법체류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영어학원에 등록해 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일부는 1년에 2천8백만 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대기 위해 불법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2년 전 이들을 미국에 보낸 송출업체는 올해 3월 파산했습니다.
공단 측은 오히려 피해자들을 탓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센터 직원 : 처음에 문제가 있을 때 거기서 포기를 했으면 상관이 없는데 (연수생들이) 한번 더 해보겠다고 한 부분이 일단 있었고, 사실 저희 입장에서는 기회를 한번 드린 거였어요.]
무책임한 해외 인력 송출업체와 산업인력공단을 믿었던 피해자들만 국제미아 신세로 떠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