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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혼란기 속 비운의 대통령

<8뉴스>

<앵커>

최규하 전 대통령이 재임한 기간은 불과 7개월 27일 동안입니다. 정치 군인들의 폭거에
민주주의의 희망이 짓밟히던 시절, 무력하게 퇴장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비운의 대통령'으로 불려왔습니다.

고인의 일생을 양만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은 원래 외무부 장관까지 지낸 외교관이었습니다.

4년 동안 국무총리로 일하며 승승장구하던 삶은 79년 10·26 사태를 겪으며 굴절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에 이어 79년 12월 6일 통일주체국민회의에서 제10대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실권 없는 대통령은 12·12 군사 반란을 막지 못했습니다.

이듬해 80년 5월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학살 당할 때도, 국보위가 초헌법적인 권한을 휘두를 때도 최 전 대통령은 무력했습니다.

그 와중에 개헌 등에 대해 나름의 정치 일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최규하/전 대통령 담화 발표 80년 6월 : 내년 상반기 중에 선거를 실시하고 6월 말까지 새 정부를 수립, 정권을 이양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겨우 두 달 뒤, 취임 약 여덟 달 만에 떠밀려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최규하/전 대통령 사임 발표 80년 8월 : 불행했던 우리 헌정사에 평화적인 정권 이양의 선례를 남기며... 대통령 권한 대행권자에게 정부를 이양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 뒤 5공화국 시절 국정자문회의 의장을 맡으며 이따금 전직 대통령 모임 등에 참석했을 뿐 바깥 출입을 삼가 왔습니다.

[최규하/전 대통령 05년 1월 : 다리가 아파서 걷기가 매우 곤란하고, 어디 뭘 회의 같은 곳에 참석을 못해요. 다리 아파서.]

병마와 싸우다 재작년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 홍기 여사처럼 고인도 여든 여덟 미수의 나이에 곡절 많았던 삶을 조용히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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