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세태는 이렇게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오늘같은 날을 통해 가족과 혈육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곤 하는데, 후손만 53명을 둔 올해 100살 할아버지의 추석, 김정윤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올해 100살, 박복순 할아버지네 차례상.
하지만 박 할아버지는 절을 올리지 않습니다.
차례상의 주인은 먼저 간 아내와 한국전쟁 통에 잃은 두 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23명, 증손자가 25명, 외고손자가 벌써 5명인 대식구를 거느렸습니다.
며느리도 어느새 칠순이 넘은 할머니가 됐습니다.
[김양월(며느리)/74살 : 만날 울었어도 표현을 하나도 안 했어. (그 세월이 몇 년이지요?)벌써 53년이야.]
외국에 나가 있거나 급한 업무 때문에 미처 못온 후손들이 있어도 서운한 기색이 없습니다.
[박복순/100살 : 자손이 다 모이고 이러니까 아주 기뻐요.]
증손자들과 함께 한 자리, 벌써 40년이 지난 회갑 사진을 보며 회한에 젖습니다.
[박세원(증손자)/9살 : 할아버지가 젊으셨을 때 찍은 거잖아요. 지금과 많이 달라서 약간 놀랐어요.]
지난 2일, 국무총리에게 100살의 증표인 '장수지팡이 청려장'을 받기도 한 박 할아버지.
후손들의 소망은 오래오래 할아버지와 함께 오늘같은 명절을 맞는 것입니다.